90년대 초등학교를 다는 남자 중 슬램덩크를 안 본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쩌면 농구라는 스포츠 보다 슬램덩크를 먼저 봤는지도 모르겠다.
슬램덩크에서 이런 대사가 나온다.
"리바운드를 지배하는 자가 경기를 지배한다."
영화 리바운드는 잊고 있던 이말을 다시 생각나게 만든 영화였다.

20대 시절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많은 영화를 찾아보았다.
이후 직장생활과 결혼, 육아로 이어지는 삶의 흐름 속에서 영화를 잊고 살았다.
내가 좋아하는 안재홍 배우가 나오는 영화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게다가 실화를 배경으로 한 농구영화라고 하니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최근에 들어서야 우연찮은 기회에 보게되었다.
기억에 남는 장면 #1 '조던 정진욱의 부상'

부산 중앙고 선수단 6명, 그 중 1명의 부상.
분명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고 했는데..'실화냐?'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반칙으로 인한 퇴장, 체력적 문제로 인한 선수교체 모두 불가능한, 오로지 스타팅 멤버 5인으로만
경기를 진행해야 하는 극한의 상황에서 결승까지 진출했다니..
기억에 남는 장면 #2 '결승전 2쿼터 종료 후 작전타임'

농구를 잘 안보지만, 허훈은 알았다. 용산고등학교가 농구 명문이라는 것은
영화를 보면서 알게 되었지만, 누가봐도 상대가 안되는 싸움을
부산 중앙고 선수 5명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2쿼터 종료 후 락커룸에서 강양현 코치의 말은 뭔가 울림을 주었다.
"농구하다 보면 슛 쏴도 안들어갈 때가 있다 아이가,
아니, 안 들어갈 때가 더 많지.
근데 그 순간의 노력에 따라서 기회가 다시 생기기도 한다.
그거를 뭐라고 하노?"
"리바운드"
작전타임 이후 부산 중앙고는 용산고에 패하며,
대회가 끝난 뒤 선수들의 진로를 보여준다.
결론은, 현재 프로농구에서 활약하는 선수는 없다.
그럼에도 각자의 인생에서 슈팅과 리바운드를 반복하며,
각자의 삶을 살고 있으리라.